패스트파이브 성수점

공유오피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업종의 꽤 많은 회사들이 공유오피스에 입주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이제 점점 사무공간 임대에 있어 메인스트림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시장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고, 아직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정보들이 있음을 느낍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5가지 정도만 뽑아서 저희 의견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제공 면적과 호점 숫자가 입주자수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공유오피스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따지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매출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은 시장 초창기이고 대다수가 비상장업체이다보니 재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시간이 지나 이 시장이 더욱 커지게 되면, 향후에는 매출 기준으로 더욱 정확한 순위가 매겨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기도 하고, 또 언론에서는 추정하는 기사들을 쓰기도 합니다.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보니 호점 숫자나 제공 면적의 총합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역산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방식은 정보 왜곡을 가져올 소지가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공유오피스 업체들의 다양한 지점들을 실제 방문해보면, 어떤 지점들은 되게 넓은데 왜 이렇게 사람이 별로 없지? – 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제공 면적은 돈을 쓰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그 면적을 많은 이용자들로 채우는 것은 회사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도 그 회사의 역량일 수 있겠지만, 대규모 적자를 영원히 유지하는 회사는 없듯이, 일정 규모의 면적 내에서는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느냐가 당연히 핵심 지표가 됩니다.

가끔 보도자료 등을 통해 X,XXX평 규모에 X,XXX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점을 오픈했다 – 라는 소식도 접하게 됩니다만, 그건 최대 수용 인원이라는 의미이지 현재 그 정도 규모의 사용자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공 면적과 함께 업체별 공실률을 확인할 수 있어야, 진짜 업계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것입니다.

 

2. 공유오피스는 스타트업 붐이 꺼지면 사라질 것이다?

공유오피스가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는 트렌드에 힘입어서 VC들의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이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 공유오피스에 번듯한 사무실을 마련하기 때문에 나타난 비즈니스라는 이야기도 가끔 들립니다. 물론, 저희가 전체 공유오피스 업계를 대변한다고 보긴 어렵겠습니다만, 적어도 저희 내부 데이터에 의하면 이런 이야기는 완벽히 틀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패스트파이브에 입주해 있는 회사들 가운데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라 이야기되는 회사들의 비중은 15%도 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소기업들이고, 그들의 업종 또한 굉장히 다양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50인 이상 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100명, 200명 되는 회사들이 공유오피스를 찾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은 일시적인 붐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성장하기 위한 사실상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이 또한 지금보다 더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 수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오피스는 스타트업과 궤를 함께 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할 만한 오피스 공간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3.경기가 안좋아지면 건물주와 장기계약한 것들이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대부분 건물주와 최소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합니다. 그렇다보니 경기가 안좋아지면 공실이 발생해서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사업 구조에 약점이 있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가끔 뵙게 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공유오피스 업체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제대로 된 고객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한다면, 건물주와의 장기 계약은 당연히 독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만, 이러한 관점은 공유오피스 업체 뿐만 아니라 사무실을 임대해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모든 회사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므로 어찌보면 업종 불문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시장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알게 된 몇 가지 재밌는 사실들이 있습니다. 우선, 부동산이라는 것은 공급 자체가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보니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가격은 언제나 우상향합니다. 특히 오피스 부동산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2010년에서 2015년까지 기업들이 연간으로 지출하는 임대료 총합은 50%나 증가했습니다. 근데 그 중에 종업원수 기준 200인 이상 기업들이 지출하는 임대료 시장 규모는 오히려 줄었고, 50인 이하 기업들이 지출하는 임대료 시장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5년간 테헤란로 오피스 빌딩의 임대료 수준은 몇개월 ~ 1년 정도의 정체나 일시적 하락은 있을 수 있어도 대세는 계속 상승 추세를 기록해오기도 했습니다.

즉, 공유오피스 업체들의 주요 타겟인 중소규모 회사들이 지출하는 임대료 시장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 차원에서 원가 구조를 더 좋게 하기 위해 건물주와 장기 계약을 체결합니다. 건물주는 공유오피스 업체와 장기계약을 체결함으로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공실 Risk를 원천 봉쇄할 수 있고,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기간 대비 상당히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로 공급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즉, 경기의 부침은 모든 비즈니스에 해당되는 것이며, 이에 특히 민감한 업종들도 당연히 존재하겠습니다만, 공유오피스는 오히려 이에 둔감한 업종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4. 공유오피스 업체들 대부분이 적자 투성이다?

공유오피스 분야의 Global Leader인 WeWork의 경우 이미 실적이 몇 차례 공개되었습니다. 매출 성장도 빠르지만, 적자 폭도 비례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성장 방법론이고, 이는 비단 WeWork 뿐만 아니라 Uber를 비롯한 글로벌 탑 유니콘 회사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단기적 손익보다 장기적 시장 점유율과 성장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기도 하구요.

다만, 패스트파이브의 경우에는 설립 이후 매년 손익분기를 맞춰오면서 연 3배씩 계속해서 성장해왔습니다. 단 한 차례도 대규모 손실을 내지 않았고, 매출은 4년 연속 3배씩 성장해 창업 첫해 매출과 작년 매출을 비교해보면 무려 35배나 성장한 셈입니다. 추가 호점을 내지 않으면 당연히 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지금은 시장 초기 단계이니만큼 적극적으로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매년 3배씩 매출을 성장시키면서 대규모 적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 어찌보면 공유오피스가 비즈니스로서 갖는 사업 구조의 장점을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공유오피스도 국가/대륙별로 1-2등 업체들만이 살아남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따라서 현재는 그러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업체별 투자의 시기를 지나고 있기에, 그러한 맥락에서 공유오피스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5. 공유오피스는 가격이 비싸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하겠습니다. 종종 공유오피스의 멤버십 가격과 외부 임대사무실의 임대료만을 1:1로 대응해서 생각하시는 분들을 만납니다만, 그런 분들이 실제로 임대사무실을 얻으신 뒤에 임대료 말고도 이렇게 많은 비용들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점을 알게 되고 후회하시는 경우도 정말 많이 보게 됩니다.

우선, 공유오피스는 1) 보증금이 거의 없고, 2) 인테리어 공사비가 없고, 3) 중개수수료(복비)도 없고, 4) 책상/의자/탁자 등의 가구비도 없고, 5) 인터넷/정수기/복합기/청소/전기/수도 등의 고정비도 없습니다.

또한, 공유오피스는 1) 10인실을 쓰다가 15인실로 갈아타기도 쉬우며, 15인실 쓰다가 10인실로 갈아타기도 쉽습니다, 2) 계약기간 설정과 연장도 매우 유연하고, 3) 임대사무실에서는 도저히 세팅할 수 없었던 많은 회의실과 대형 회의실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4) 특히, 작은 회사들에게는 입주 자체가 불가능한 테헤란 대로변 프라임/S급 빌딩에 입주할 수 있기도 합니다.

즉, 공유오피스가 받는 월 멤버십 가격에는 이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무실 한번 옮기려면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은 매우 큽니다. 임대료와 관리비 외에 들어가는 돈은 생각보다 정말 많으며, 사무실 관리하는 것도 보통 귀찮고 성가신 일이 아닙니다. 이는 마치 과거 서버 사서 일일히 설치하던 시절에서 최근 클라우드가 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무공간에 있어서도 Space as a Service 모델이 등장한 셈입니다. 부동산 업계는 건물주와 임차인만 있었지, 공간 자체를 Service-able 하게 만들어주는 부동산 서비스 사업자는 부재했습니다. 공유오피스는 부동산 서비스업이며, 이 서비스에 만족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시장 성장세는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보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