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

해외 진출,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에서도 하나정도의 사업을 가지고 다른 나라에 진출하려면 바닥부터 천정까지 쌓이는 보고서는 물론이고 여러번의 출장과 끝이 없는 내부 설득 과정! 그러다가도 엎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하물며 국내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에게 해외 진출이란 그저 막연한 일로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대부분 해외 진출을 하고자할 때에는 현지에 연고가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 도움을 얻거나, 정부 지원을 받는 경우가 있을 텐데요. 정부 지원을 통해서는 다양한 외국 행사들에 참가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고 조금씩 현지 네트워크를 확장한 뒤, 그것들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 정도가 주변에서 일반적으로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할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타트업, 그중에서도 특히 고객과 가장 접점이 넓은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O2O스타트업이 외국으로 판로를 개척하고자 할 때, 해외 진출을 바라보는 프레임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성공 사례와 함께 공유해 드리고자합니다.

국가 단위가 아닌, 대형 도시 단위로 해외 진출 전략 설계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O2O비즈니스는 말 그대로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 인터넷, 모바일 기술을 접목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주면서 잠재돼 있던 시장을 발굴해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외 진출을 할 때에도 해당 비즈니스의 타겟이 되는 고객들의 생활 환경, 소비 패턴 등이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되는데요.

이러한 방식이 정답이다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직접 해낸 경험을 기반으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O2O 비즈니스의 해외 진출국가 단위가 아닌, 대도시 중심으로의 확장 전략이 괜찮은 접근인 것 같습니다.

(그림=패스트트랙아시아)

서울에서 잠재돼 있던 시장을 잘 발굴해 냈으면 다른 메가시티 단위에서도 그 성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메가 시티(Mega-city)는 서울과 같이 많은 인구 수, 높은 인구 밀도, 큰 소비 지출 규모, 편리한 교통 등을 갖춘 도시를 일컫는데요. 즉 서울과 국내 중소 도시의 유사성보다 서울과 뉴욕, 서울과 홍콩의 유사성이 더 많이 발견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표=패스트트랙아시아, 자료= US Census Bureau and National Statistics Office of Republic of Korea)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동작했던 자신의 비즈니스 특성 파악

서비스 지역 확장, 판로 개척을 위해 우리 비즈니스의 타겟 고객이 있는 도시의 인구수, 인구밀도, 소득 수준, 생활 패턴 등이 주요 고려 대상이 되어야하는 이유는 아래 가정 속 A기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것을 통해 머리속에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2O비즈니스로 서울에서 큰 성공을 거둔 A기업. 서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확장 및 시장 선점을 위해 주변의 경기, 강원, 충청부터 부산 제주까지 본사가 있는 서울과 물리적 접근성 좋은 지역기준으로 사업지역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는 분명히 타겟 고객들이 영위하고 있는 대도시의 생활 방식과 특징적인 소비패턴이 있었을 것입니다. 대도시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경험을 가지고 다른 중소도시에 적용하고자한다면,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아마 시장조사부터 시작해 많은 시행착오를 해나가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언어는 다르지만 서울과 유사한 인구 수, 인구 밀도, 도시 크기, 생활∙소비 패턴 등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대도시로 진출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실제로 이 같은 프레임을 적용해 도시 단위로 해외 진출 전략을 세운 뒤, 바로 실행에 옮긴 스트라입스의 사례를 보면서 이야기하면 조금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사진=스트라입스)

스트라입스는 찾아가는 스타일리스트를 통한 신체 사이즈 측정, 개인화된 셔츠 제작 서비스로 시작해, 지금은 축적된 3만 5천여개의 신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장, 코트, 구두, 벨트 등 남성 패션 전체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있는 남성 커스텀 의류 브랜드입니다.

스트라입스의 경우도 위에서 설명한 도시 단위 해외 진출 프로세스에 적합한 비즈니스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트라입스는 찾아가는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고객의 신체 치수를 측정하는 O2O 서비스 기반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스트라입스)

스트라입스는 최근에 생산 공장을 인수해 제품들을 국내에서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스트라입스의 재미있는 특징은 ‘커스텀’이라는 점인데요, 신체 치수 측정 후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제단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스템 상 재고가 발생하지않게 됩니다.

따라서 스트라입스는 마케팅과 영업 조직만 가지고도 가볍게 지역 확장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해외 진출에 실패를 하더라도 떠안아야하는 재고부담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서울에서도 이렇게 처음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 광고를 주요 마케팅 도구로 활용해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던 것이 약 3년 전 스트라입스의 모습이었으니까요.

해외 진출 ‘도시’ 고르기

그렇다면, 어디든 쉽게 진출해서 실험해 볼 수 있는 스트라입스가 첫 번째 해외 진출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스트라입스가 아무리 가볍게 테스트베드 삼아 해외 여러군데에 진출할 수 있는 특성을 가졌다고 해서 무턱대고 아무곳이나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타트업이기에 리소스는 한정되어있었고, 국내 사업을 잘 유지하면서 해외 진출이라는 모험을 시도할 때에는 ‘반드시 성공’이 전제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스트라입스가 해외 진출을 고려할 당시, 진출 도시 후보군을 좁히기 위해 스트라입스만의 비즈니스 특징과 연결해 고민했던 주요 요소들을 조금 들춰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인구
  • 도시 면적
  • 인구밀도
  • 인터넷 사용자
  •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
  • 남성 패션 시장 규모

스트라입스의 경우에는 싱가포르홍콩이 최종 후보였는데요, 두 곳 다 매력적인 시장을 가진 도시였지만 먼저 진출해서 ‘첫 번째 성공’을 이뤄내기에 더 좋은 곳을 고르기 위해 조금 더 정교한 기준을 잡고 다시 분석을 했습니다.

  • 총인구
  • 인터넷 사용자
  • 온라인 쇼핑 인구
  • 온라인 쇼핑 시장규모
  • 1인당 연간 온라인 쇼핑 지출
  • 휴대폰 보급률
  •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 비율
  • 페이스북 이용자
  • 남성 의류시장 크기

결국 싱가포르의 국제화가 아주 잘 되어있다는 점,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밀집돼 있어 이동 거리가 아주 짧다는 점, 날씨가 꽤 더운데도 불구하고 셔츠를 굉장히 많이 입는다는점 등 상당 부분이 스트라입스가 서울에서 비즈니스 할 때의 환경과 유사했습니다. 그렇게 스트라입스는 첫번째 해외 진출 ‘도시’로 싱가포르를 확정한 이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세부 항목들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 회사 진출 형태
  • 법인 설립 요건
  • 주요 검색 엔진
  • 주요 소셜미디어
  • 주요 전자상거래 회사
  • 모바일 결제 서비스 종류
  • 관세 제도 및 통관
  • 홈페이지 번역
  • 해외 배송
  • 인재 채용 채널
  • 현지의 영업 방식

스트라입스는 이같은 내용을 현장에서 발로뛰며 현지인에게 직접 듣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리서치, 빠른 실행을 통해 싱가포르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습니다.

현재 스트라입스는 싱가포르에서 페이스북과 페이팔 지사, 싱가포르 도시철도회사 SMRT에서의 오프라인 프로모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홈페이지 방문자 수 800%이상 증가 등의 수치를 기록하면서 현지의 호응과 지표 달성, 두 가지 성과를 함께 얻고 있습니다.

(사진=스트라입스)

자, 그럼 이제 스트라입스는 싱가포르 연착륙에 성공했으니, 바로 중국, 일본, 인도 등으로 마구 뻗어 나가면 되는 것일까요?

스트라입스는 앞으로 다른 국가로도 열심히 진출하겠지만 한번에 그 나라의 모든 남성이 타겟이 되는 방식으로는 진출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에서의 성공 경험을 가진 스트라입스의 다음 행보는

홍콩 — 말레이시아 — 타이 — 타이완이 아니라, 스트라입스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는 홍콩 — 쿠알라룸푸르 — 방콕 — 타이베이가 될 것입니다. 일본이면 도쿄, 중국은 상해, 북경 등이 되겠지요.

(사진=스트라입스)

너무 막연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모하지도 않은 해외 진출을 위해, 자신의 비즈니스 특성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대형 도시 단위의 전략 프레임을 잘 짜본다면, 해외 진출도 여러분에게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