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마스터클래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마스터클래스(www.masterclass.com)은 2012년에 시작된 교육 컨텐츠 분야 스타트업으로, 스테판커리, 아론소킨, 마틴스콜세지, 고든램지 등의 유명 연사들을 섭외해 그들의 짧은 2-3시간 노하우를 영상 컨텐츠 형태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4차례 정도에 걸쳐서 $130M의 투자를 유치했고, 가장 최근 투자유치는 2018년 9월 Institutional Venture Partners 등으로부터 받은 $80M 입니다.

       

콜로소(www.coloso.co.kr)는 저희 패스트캠퍼스에서 2019년 2월 런칭한 새로운 프로젝트입니다. 헤어디자이너 엘, 초이진, 네일아티스트 신탐이나, 박은경, 요리 분야 이준, 권우중 셰프, 디저트 분야 가루하루 윤은영, 김민정 파티셰, 일러스트레이터 흑요석, 웹툰작가 주호민, 사진작가 무궁화소녀 등 다양한 분야의 S급 연사 분들을 모시고 그들이 가진 핵심 스킬을 누구나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컨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콜로소를 준비할 때 마스터클래스를 보고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교육 분야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다양한 교육 컨텐츠 비즈니스를 모니터링하고 그 사업성에 대해 학습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교육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뛰어난 성과를 만든 회사는 단연 Pluralsight (www.pluralsight.com) 입니다. 2004년에 설립되어 2018년에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며, 현재까지의 성과도 매우 우수해서 시총 3조+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Udacity나 Udemy, Lynda.com, General Assembly 등이 쫓아가며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스킬 교육 시장을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마스터클래스는 아직 Pluralsight, Udacity, Udemy 등에 비할 수 있는 규모의 회사는 아닙니다. 단지, 이들이 섭외한 연사들의 유명세가 회사를 덩달아 유명하게 만들었고, 그게 마스터클래스 모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냈다고 봐야겠습니다. 마스터클래스 모델은 이미 동남아 지역에서 여러 copycat들이 존재하고, 한국에서도 최근 여러 copycat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콜로소를 만들기로 결심한지 약 1년이 지난 현재, 마스터클래스와 콜로소의 방향을 비교해본다면 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마스터클래스의 방향은 겉으로 보여지는 그들의 움직임을 통해 유추해야만 하는 한계가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마스터클래스 모델을 지향했지만, 이후 콜로소만의 전략을 수립해나가야겠다고 느낀게 작년 여름이었고, 마스터클래스 모델이 생각보다 여러가지 한계점이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scalability 입니다. 마스터클래스는 learn from the best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누구나 대중들이 다 알고 있는 상위 1%의 연사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기계적으로 guesstimation을 해본다면 현 마스터클래스가 소싱해올 수 있는 분야 & 분야별 Top 3 연사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렇게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더 많은 컨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사의 급을 낮춘다면 기존에 섭외되었던 연사들이 불만을 토로할 수 있을 뿐더러, 고객들이 마스터클래스에 기대했던 바가 서서히 희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연사의 유명함과 해당 분야 교육 컨텐츠 시장의 규모는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마스터클래스가 파는 컨텐츠는 유명 연사의 자서전 같은 컨텐츠가 아닌, 해당 분야의 실질적 스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즉, 스테판 커리가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커리의 농구 수업, 그것도 3시간 남짓한 수업을, 몇만원 주고 구매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큰 시장이 아닙니다. 마틴 스콜세지는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영화 감독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시장은 그 유명세에 비하면 너무도 작습니다. 물론, 영화 감독이 될 생각이 없더라도 마틴 스콜세지의 수업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것이야말로 유명세에 기댄 1회성 매출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로서의 영속성을 갖는 구조는 아니라고 봐야합니다. 즉, 마스터클래스가 제공하는 많은 분야들은 각 분야의 교육 컨텐츠 관점에서 바라볼 때 너무나 니치한 시장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재구매의 가능성입니다. 마스터클래스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분야는 난이도나 학습 단계에 맞춘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한다고 하면, 기본 문법을 배우고, 그 다음 단계에는 무엇을 배우고, 그 뒤에는 실습을 통해 숙련된 기술을 쌓아나가는 과정이 설계가 가능해서, 고객들의 Life-time Value를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재구매가 가능한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스터클래스가 다루는 대부분의 분야들은 이러한 점들이 없다보니, 교육 컨텐츠를 구매하는 관점에서는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한 사람이 오늘은 스테판 커리의 농구 수업을 듣고, 그 다음에는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관련 수업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또 다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아주 이질적인 스킬 강의를 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마스터클래스의 정기구독 모델은 고육지책이자 현 구조를 유지할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 지적되는 유명한 연사에게 지급되는 연사료가 비쌀것이다… 라는 등의 추측은, 사실은 그렇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가 마스터클래스 모델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초반 실행에 옮기면서 느꼈던 가장 큰 괴리는 연사의 유명도와 실제 해당 분야의 교육 컨텐츠 소비 시장 규모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연사의 유명도가 초반 1회성 매출을 가져다줄 수는 있겠지만, 이런 단타성 매출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한다면 이건 결코 비즈니스가 될 수 없고, 결국 연사들에게 꽤 좋은 1회성 부가수입만 제공하는 꼴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콜로소의 경우에는 고객을 다르게 정의하고, 또 연사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시장의 매력도와 구조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중 절반은 회사에 들어가지만, 절반은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내 일을 합니다. 그것이 작은 음식점이 되었건, 헤어샵이 되었건, 까페가 되었건 말입니다. 또한,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현재 시장 내 도제식으로 밖에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희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의 성인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의 다양함에서 이 시장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직업 스킬 시장을 영상 기반의 컨텐츠 시장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공무원이 되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직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 스킬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적어도 그들이 거쳐와야 했던 체계적이지 못한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콜로소가 존재합니다. 더 설명을 하게 되면 영업비밀을 오픈해야 하는거라… (^^;), 추후에 기회가 되면 좀 더 공유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20세 미만 사교육 시장에서 스타강사가 탄생하고, 그들의 존재가 가지는 파급력을 지켜본 바 있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승산이 있는 베팅은 이미 스타가 된 사람을 섭외한 회사가 아니라, 스타 그 자체에 투자를 하던지, 아니면 스타를 만들어낸 체계가 있는 회사에 투자를 해야합니다. 바꿔서 보면,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 또한 동일합니다. 단지 그 회사의 가치가 유명인을 잘 섭외하는 것에 그친다면, 우리가 이미 익숙히 알고 있는 섭외대행사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마스터클래스를 바라보며, 또 콜로소를 만들면서 유명인이 주는 파급효과에 대한 요소는 일체 제거하고, 컨텐츠와 시장, 그리고 고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마스터클래스 모델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나오는 것 같아, 실제 플레이어 중에 한 명으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플레이어 중에 한 곳이기에 더욱 많은 bias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읽는 분들이 미리 고려해주실거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