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파이브가 등장했을 때 꽤 많은 사람들이 ‘그거 예전에 많았던 소호사무실이나 비즈니스센터랑 비슷한거 아냐?’ 라는 이야기들을 했었습니다. 패스트파이브를 창업할 당시 실제로 수많은 소호사무실과 비즈니스센터들을 돌아다니면서 시장 조사를 한 것도 사실이기에, 이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사업을 3년이 넘게 진행해오면서, 저희 스스로도 다르다는 것을 많이 깨닫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근본 원리는 똑같습니다. 크게 사서, 쪼개서 팝니다. 장기간으로 빌려서, 단기간으로 쪼개서 팝니다. WeWork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Regus 같은 비즈니스센터 전문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Regus는 작은 회사는 아니지만, WeWork은 이 Regus에 비해 10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어떤 차이점들이 있었던 걸까요?

 

1. What

우선, 과거 소호사무실들의 경우 ‘작은’ 빌딩에 접근해서 ‘작은’ 층을 잘게 쪼개서 팔았습니다. 반면, 패스트파이브는 ‘큰’ 빌딩에 접근해서 ‘큰’ 층을 잘게 쪼개서 팝니다. 패스트파이브는 단순히 중소규모의 회사들이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크기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적절한 크기의 공간이 프라임급/A급 빌딩에 위치해있다는 심리적인 만족도도 함께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남에 위치해있는 프라임급/A급 빌딩은 5명이나 10명 규모의 회사들이 접근 가능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용할 수 있는 성격의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패스트파이브는 제대로 된 A급 빌딩의 대규모 공간을 한번에 빌리고, 과거에 이런 규모의 빌딩에 접근할 수 없었던 50인 이하, 100인 이하의 기업들에게 이 공간에 대한 Accessibility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것입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 이면도로 위의 소형 빌딩에 입주하는 것에 전혀 어려움이 없지만, 강남권 프라임급/A급 빌딩에 입주하는 것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구조였고, 이를 해결해준 것이 패스트파이브가 하는 일이자, 과거의 소호사무실들과 해결하려는 문제와 구조가 전혀 다른 것임을 보여줍니다.

2. How

두번째로는 Layout Economics가 전혀 다르게 이뤄져 있습니다. 소호사무실이나 비즈니스센터들은 공용공간이 매우 초라합니다. 의자 대여섯개, 테이블 한두개, 회의실도 탁자에 의자 몇개 덜렁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패스트파이브의 경우에는 공용공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이즈의 많은 회의실, 까페 부럽지 않은 바 공간과 라운지, 전화 부스 등 넓이와 디자인 퀄리티 등에 아낌없이 투자를 합니다. 대신, 개개인에게 dedicated 된 업무 공간은 타이트하게 구성을 합니다. 그 이유는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 사무공간을 얻을 때 필요하지만 충족되지 않았던 니즈는 약간 넓은 책상이 아니라, 5명 규모의 회사이지만 손님들을 충분히 모실 수 있는 20명 규모의 회의실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넓으면 좀 더 편해지는 이슈를 해결하는 것과, 원하지만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던 점들을 sharing economy를 통해 제공해주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공용공간과 업무공간에 대한 이 가중치의 차이가 old generation과 next generation을 구분짓는 또 하나의 차이점일 것입니다.

3. Who

세번째로는 리셉셔니스트와 커뮤니티매니저의 차이입니다. 소호사무실이나 비즈니스센터 (종종 없는 곳들도 많지만)에는 입구에 리셉셔니스트 분들이 앉아있습니다.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입구를 지키고, 필요한 것을 안내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패스트파이브에서는 멤버분들이 커뮤니티매니저를 만나게 됩니다. 커뮤니티매니저는 리셉셔니스트와 다르고, 리셉셔니스트가 아닙니다. 묻는 질문에만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한 분들께 먼저 묻기도 하고 먼저 다가가기도 합니다. 9 to 6에만 볼 수 있는 형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이벤트나 행사를 통해 실제로 사람 대 사람으로 친해집니다. 입주한 멤버들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를 통해 패스트파이브는 단순한 공간 임대업자가 아니라, 입주자들과 / 입주자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또 이를 촉진해나가는 커뮤니티 사업자의 성격을 함께 갖게 됩니다.

이와 같이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실제로는 무엇을 팔고, 어떻게 팔고, 또 누구로 정의되느냐에 있어서 모두 다른점들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소호사무실이나 비즈니스센터의 연장선상에 놓고, 이들을 바라보던 프레임으로 패스트파이브를 바라보게 되면 놓치게 되는 미래들이 많을 것이기에, 그 본질에 대해 많은 분들이 다양한 각도로 해석하고 또 논의해나가면서 좋은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사회에 발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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