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체 오피스 시장에서 공유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4년말 0.2%에서 최근 0.5%로 2배 이상 상승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과 붐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패스트파이브를 설립하고 운영해나가면서 느끼는 저희들의 관점은 이 변화가 구조적인 변화의 서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전통적인 부동산업에 속해있지 않고, 소프트웨어 & 서비스업 관점에서 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봤던 것이 패스트파이브가 현재까지 훌륭한 성과를 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동산업을 떠올려보면, 건설사, 분양, 모델하우스, 재개발/재건축, 용도변경 등의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단어들이 떠오르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부분 부동산업에 대해서 땅을 사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 가장 전통적인 1세대 비즈니스의 모습을 아직도 대다수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남에 땅을 사서 부자가 되었던 많은 근대화 시기의 어른들, 돈을 벌면 건물을 사서 건물주가 되었다는 언론지상의 스토리 등이 모두 이러한 관점에서 태어난 이야기거리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산업군이 진화하듯,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도심지인 서울은 시내 대부분을 살펴볼 때 새롭게 땅을 사서 건물을 지을 만한 공간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과거 산업 고성장기에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기 때문에, 시행사와 시공사들을 중심으로 매각차익을 목표로 한 분양과 매매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산업발전기를 겪는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자본과 정부기관과의 원활한 관계 등이 핵심 역량으로 작동했습니다.

이러한 시기를 지나간 많은 선진국들에게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현상 중에 하나는, 예전과 다르게 부동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저금리 시대가 되다보니 매각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띄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미 건물들이 들어설대로 들어섰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면 이 건물들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면적 당 가치를 올릴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한국의 바로 옆에 있는 일본의 경우만 봐도, 1990년 이전에는 시행사와 시공사들이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지만, 버블 붕괴 이후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10년간 25,000개의 건설사가 도산합니다. 그 뒤로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들이 2000년을 전후로 다수 등장했고, 이들은 임대관리 / 파이낸싱 / 개발 등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태어난 회사들이 미쓰이부동산이나 다이토켄타쿠 같은 곳들이고, 미쓰이부동산은 시총 30조원 / 매출 16조원 / 영업이익 2조원에 달하는 일본 최대의 종합부동산 회사가 되었습니다. 분양보다 임대와 관리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2배가 넘을 정도로 전통 부동산업이 아닌 부동산 ‘서비스’업을 일으킨 대표주자 중에 한 곳입니다.

2010년 이후로 등장한 가장 큰 부동산 업계 사건은 WeWork입니다. 단순 리스팅 광고 플랫폼을 만든 Zillow가 상장 후에도 이제 시총 $5B을 넘긴 반면, 직접 부동산 실물에 뛰어든 WeWork은 비상장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치가 $20B이 넘었습니다. WeWork은 미쓰이부동산이나 CBRE 같은 부동산서비스회사가 만든 2세대 모델을 한 차례 더 진화시킨 셈인데, 그 방점은 부동산이 아닌 서비스에 놓여있습니다. WeWork은 부동산을 실제 소유하지 않고 빌려서 새롭게 가꾼 뒤 여기에 기존 부동산 업체들이 하지 않던 여러 서비스 모듈을 붙여서 공간의 가치를 높입니다. 단순히 가격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큰 건물과 작은 회사들 사이에 존재했던 사무공간에 대한 미스매치를 활용해 Economics 까지도 해결한 것입니다. 아마 이러한 트렌드의 최대 피해자는 이면도로 뒤의 작은 건물들을 소유한 건물주들이 될 확률도 높습니다 (리테일이 아닌 오피스에 임대를 해준 건물주들이라면 더욱 더)

부동산업도 변화하고 진화합니다. 부동산업의 특징은 토지가 한정된 재화라는 점입니다. 이에 기반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이제는 더 이상 하드웨어나 디자인, 건축 설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업과 거리가 좀 멀다고 느껴졌던 디지털, IT, 서비스와의 연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업과 금융서비스업이 다른 것처럼, 부동산업과 부동산서비스업도 다른 산업입니다. 한국처럼 도심 지역에 건물과 사람이 집중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전통 부동산업에서 부동산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은 땅이 넓은 나라들에 비해 훨씬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