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 타자로 치는데 3초도 안걸리는 이 열 여섯 글자를 실제로 이뤄내는 것은 이 분야에 계신 분들의 표현을 빌어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모바일 시대, 오프라인 영역에 있는 의류, 식품, 교육 등의 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기거나, 그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있는 큰 흐름 속 다양한 움직임 중에 이번에는 물류 관점에서 최고 난이도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온라인 음식 배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합니다.

Logistics, 이제 너무나도 익숙해진 용어가 된 ‘물류’는 ‘물적 유통’을 뜻합니다. 물적 유통은 재화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흐름을 말하는데요. 재밌는 점은 책, 의류, 가공식품, 신선식품(식재료), 음식 등 물품의 성격에 따라 각각의 재화가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는 각 물품의 성격 별 배송 난이도 역시 꽤 큰 편차를 갖게 된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물품의 변형/변질 가능성

물품이 변형되기 쉽냐 어렵냐는 배송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물품이 어떤 특성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보관 방법부터 포장, 배송 등의 일련의 과정에 아주 밀접햔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우선 예를 들면 Yes24가 주로 취급하는 ‘책’과 같은 종류는 던져도 되고, 오래 지나도 상품 품질이 변하지 않습니다. 뒤에 소개할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서 난이도가 낮은 편이지요. 여기서 조금 난이도를 높이면 마켓컬리가 주로 취급하는 가공식품류는 던지면 안되지만, 시간이 좀 지나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헬로네이처에서 다루는 신선한 식재료, 즉 신선식품류는 당연히 던져서도 안되고 시간이 약간 지나도 되지만 그렇다고 또 배송하는데 많은 시간이 지나면 안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마지막으로 푸드플라이가 배송하는 음식류는 던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고 주문 후 조리가 시작되고 30분만 지나도 품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특징을 가집니다. 특히 음식은 음식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도하죠.

2)공급자부터 고객이 받기까지의 프로세스

앞에서 짚어본 각 물품의 변형/변질 가능성에 따라 이후 항목들에 모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당연히 공급자가 물품을 고객에게까지 보내는 방식도 변화합니다. 책을 주로 취급하는 Yes 24는 어차피 변형/변질 가능성이 매우 낮으므로 물류센터에 모두 쌓아두고 꽤 오랫동안 재고로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헬로네이처는 서로 다른 n곳의 생산 농가로부터 신선식품을 받아서 일부는 바로 출고해 내보내고, 일부는 식품의 특성 따라 물류센터에서 아주 잠시 보관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음식을 배달하는 푸드플라이는 n곳의 맛집 음식점으로 부터 음식을 받아서 받자마자 n곳의 주문지로 바로 배달해야합니다.

3)고객 기대 시간

난이도를 결정하는 재미있는 요소 중에 하나는, 택배 서비스와 배달 서비스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오랜시간 경험적으로 쌓인 습관들 때문에 물품마다 고객이 받아보기까지의 기대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점인데요.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온라인 서점들이 수도권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최대 관용도는 하루에서 이틀정도까지도 됩니다.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 등 식재료류는 보통 24시간 이내에만 도착하면 되고요. 하지만 음식의 경우는 주문하면 아무리 늦어도 주문하기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1시간 내에는 도착해야합니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음식 주문 후 30분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점점 신경이 예민해지게됩니다.

4)Packaging

배송 서비스 자체에 대한 난이도 역시 물품 특성 따라 달라지는데요, 배송 서비스의 꽃, packaging 역시 물품따라 서로 다른 난이도를 만들어냅니다. 책은 택배 상자에 잘 넣으면 됩니다. 식재료류는 스티로폼 박스에 공기팩이나 보냉재 등을 넣어서 배송하면되고요(물론 식재료 중에도 신선식품의 경우에는 수 년 간 축적된 노하우가 packaging 영역에서 빛을 발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음식, 특히 국물. 배달 중에 너무 많이 흔들려도 안되고, 뜨거웠던 음식은 식으면 안되고, 차가운 음식은 미지근해지면 안되고 배달 중에 음식이 변형/변질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위해 Packaging의 난이도가 다른 물품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습니다.

물품의 특성만 놓고봤을 때, 음식의 영역은 변형/변질도 쉽게 되는데다가 고객의 기대시간도 매우 짧고, 패키징에는 음식의 종류마다 서로 다른 상상력을 발휘해야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을 위해 기본적으로 동시에 충족해야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슬프게도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한 가격 지불 의사는 낮아서 가격 민감도는 높은 수준이기도하고요.

푸드플라이는 이 ‘음식’분야 배송을 핵심 역량으로 가지고있는 맛집 음식 배달 서비스입니다.  2011년 배타 서비스를 조금 운영해보다가 2012년부터 정식으로 런칭해 지금까지 서울 시내에 17개 구에서 맛집 음식들을 배달하고 있는데요, ‘음식’을 배달하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요소들을 모두 높은 수준으로 운영해야하는 숙명을 갖게 됐습니다. 푸드플라이는 이 물류 관점에서 최고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음식 배달 영역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었을까요?

 

알고리즘 기반 자동 배차, 경로 안내 고도화로 시간 단축하기

온라인 음식 배달은 기본적으로 ‘동적 물류’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배송하고있는 중에도 주문이 계속 들어와 큐가 쌓이는 방식인 것이죠. 상상만 해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이러한 경우에는, 음식 배달의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부분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이나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고 난이도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배달하느냐이기 때문이죠.

5년 전 푸드플라이가 처음 시작할 때, 고객이 푸드플라이에 전화하고, 푸드플라이는 라이더에 전화하고, 라이더는 음식점에 전화하는 등 주문부터 배송까지의 각종 커뮤니케이션들을 기술을 통해 최소화하고 온라인화하는 것을 기술 개발의 최우선 순위에 두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서비스가 궤도에 오르고, 주문이 여기저기서 몰리기 시작하자 이제 너무나 많은 변수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음식점은 5분이면 된다고했는데 15분이 걸리고, 어떤 곳은 10분 걸린다고 했는데 5분만에 나와 음식이 식어가는 경우가 생기는가 하면, 알고있는 지리와 축적된 노하우 등에 따라 베테랑 라이더와 신입 라이더 간 인당 생산성 격차까지 큰 폭으로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푸드플라이는 알고리즘을 도입하게됩니다.

푸드플라이에서 알고리즘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효율적인 배차와 푸드플라이만의 최적 경로 안내입니다. 이를 통해 신입 라이더가 어느정도 능숙해질 때까지 들여야하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죠. 푸드플라이의 알고리즘은 각 라이더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문과 이동 경로 등을 자동으로 고려해서 최적의 경로를 추천하고 주문을 배정해줍니다.

알고리즘을 도입해 꾸준히 고도화를 하면서 알게된 재밌는 점은, 숙련된 베테랑 라이더>>>>>알고리즘>신입 라이더 순으로 시간당 배송 건수가 높았다는 점입니다. 또 한편 아쉬운 점은 베테랑 라이더라고 해서 비슷한 방식으로 잘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 공통의 특성을 뽑아내 알고리즘에 담아내긴 어려웠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푸드플라이는 신입 라이더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몸으로 체득해야하는 것들을 기술을 통해 가이던스를 제공하면서 그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방식으로 서비스 상향 평준화에 집중했습니다.

아예 배송에 최적화된 음식을 만들자 ‘셰플리’

푸드플라이는 6년 간 꾸준히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술적인 측면 이외에도 재밌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배달되지 않던 맛집 음식점을 발굴하고, 온라인에 플랫폼을 만들어 사람들이 기다리지 않고,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먹을 수 있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 냈지만, 기존에 홀 중심의 음식들을 배달하다보니, 패키징에 아무리 많은 노력을 쏟아도 조금씩 아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음식점들은 30개가 넘는 메뉴가 있어도 집중적으로 팔리는 메뉴는 5가지 이하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푸드플라이는 카테고리에 구애 받지 않고 배송에 최적화된 음식을 직접 만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서비스의 본질이라고할 수 있는 음식에 집중한 것이죠. 음식을 콘텐츠 관점으로 본다면, 외부 콘텐츠를 발굴해 고객에게 빠르게 전하는 일을 하던 푸드플라이가 이제 직접 자체 제작 콘텐츠(PB)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실력있는 셰프들을 직접 고용하고, 본사에 대규모 키친을 만든다음, 주 단위로 메뉴를 바꿔가며 고객의 반응을 체크합니다. 특히 음식의 간 정도나 양은 실시간 리뷰를 통해 바로 반영하기도하고요. 직접 주문을 받아 만들어 내니 고객이 받아볼 수 있는 시간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배송에 최적화된 패키징 덕에 음식을 만들 때 모습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되다보니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는데요. 푸드플라이의 PB ‘셰플리’는 런칭 6개월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습니다. 약 2,000여 개의 제휴 음식 점 중에 압도적인 주문수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셰플리는 특히 단체 주문, 케이터링 등에서도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류 관점에서 난이도 최강인 온라인 음식 배달, 이 분야에서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주기위한 또 다른 방식의 기술과 서비스적 접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